.[이중섭의 닭 그림] 붉은 벼슬 끝에 꽃피운 대립과 화해, 그리고 절절한 붉은 사랑우리가 미술관이나 화집에서 이중섭 화백의 작품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단연 억세고 강렬한 선으로 표현된 ‘소’일 것입니다. 땅을 딛고 포효하는 소의 모습은 잔혹했던 시대의 고통과 한국인의 한(恨), 그리고 작가의 강인한 예술혼을 대변합니다.하지만 이중섭의 붓 끝에서 ‘소’ 못지않게 자주, 그리고 지독하리만큼 뜨겁게 변주된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닭’입니다.화려하고 격렬한 깃털의 움직임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이내 서로의 몸을 부비며 다정하게 춤을 추는 닭들. 이중섭에게 닭은 단순한 미물이나 농가의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 가난과 이별이 가져온 극심한 내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