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조명 아래 홀로 빛나듯 걸려 있던 이중섭의 어린이 그림들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들의 '눈빛'이었습니다. 정면을 향한 시선: : 화면 속 벌거벗은 아이들은 서로 어울려 놀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늘 관람객인 우리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정면을 향해 뻗어오는 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단순한 동심의 묘사를 넘어선다. 슬픔을 감싼 동심: 그 눈빛은 마치 "나 여기 있어요, 외롭지 않아요"라고 세상과 우리를 향해 조용히 소리치는 듯한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화가 이중섭은 첫아이를 전염병으로 황망히 잃고, 곧이어 6·25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 남덕(야마모토 마사코)과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홀로 남아 지독한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쓰러져 가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