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빛 속에서 마주한 유구한 고독과 위로: 해성아트베이에서 만난 김환기의 《산월》미술관이나 갤러리 문을 들어설 때, 우리는 저마다의 기대감을 가슴에 품는다. 일상의 소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찾아간 해성아트베이에서 수많은 작품들 사이를 거닐던 중, 나의 발걸음을 단번에 멈춰 세운 것은 단연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 화백의 1964년작 《산월(Mountain and Moon)》이었다. 액자 속을 가득 채운 기품 있는 푸른 빛, 그리고 그 안에서 넘실거리는 선과 형태들은 설명할 수 없는 아우라로 전시 공간의 공기마저 숙연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김환기'라고 하면 파란 점들이 무수히 채워진 거대한 점화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해성아트베이에서 실물로 접한 《산월》은 그가 본..